근시가 있으면 노안이 천천히 올까요?

근시가 있으면 노안이 천천히 올까요?

근시와 노안은 정반대의 속성을 가진 듯 보입니다. 근시는 먼 곳보다 가까운 곳이 잘 보이고 노안은 가까운 곳보다 먼 곳이 더 잘 보이니까요. 그렇다면 근시가 많이 있는 사람들에겐 노안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근시, 노안 모두 수정체가 원인이지만 질환으로 진행되는 원리는 다릅니다. 근시, 원시, 난시는 수정체의 굴절 장애가 원인입니다. 하지만 노안은 수정체의 조절 장애로 생기는 것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가까운 곳에 초점을 맞출 땐 수정체 주변 근육들이 수정체의 두께를 두껍게 만들어줍니다. 먼 곳에 초점을 맞출 땐 그 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겠죠? 이러한 작용을 '눈의 조절 작용'이라고 합니다. 

근시는 안구의 길이가 짧아서 나타날 수도 있지만 수정체의 굴절력이 다른 사람들보다 강해서, 즉 수정체의 두께가 두꺼워져서 상의 초점이 망막에 정확히 맺히지 않고 망막 앞에 맺힙니다. 그래서 가까운 사물일수록 잘 보이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노안이 진행되는 과정은 근시와 다릅니다. 젊을 땐 눈의 조절 작용이 쉽게 일어나지만 나이가 들면서 수정체가 딱딱해지고 수정체의 두께를 조절하던 주변 근육들이 퇴화되면서 그 힘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럼 탄력성을 잃어버린 수정체와 퇴화된 근육 때문에 수정체의 두께는 두꺼워지지 못하고 얇은 상태로 남아있게 됩니다. 그래서 노안이 생기면 가까운 사물보다 멀리 있는 것이 상대적으로 잘 보이게 됩니다. 

사실 그것은 아닙니다. 근시와 노안이 생기는 원인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고도근시가 있으면 노안을 천천히 느끼게 될까?'라는 질문에는 '네, 그럴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습니다. 노안이 근시때문에 진행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고도근시가 있는 사람들은 노안이 오는 것을 느끼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근시가 있는 중년 분들에게 각막을 깎는 일반 라식수술을 권해드리지 않습니다. 나중에 백내장과 노안이 찾아온다면 두 가지를 해결할 수 있는 노안교정술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백내장, 노안이 함께 왔다고 해도 수술을 두 번 할 필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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