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경 유두함몰비와 녹내장의 관계
눈 내부를 볼 수 있는 안저검사를 시행한 후 "시신경 유두함몰비가 커서 녹내장 검사를 따로 받아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라는 말을 듣는 분들이 계실 텐데요. 현재는 기술, 장비가 발달하여 시신경 유두함몰비가 녹내장 진단을 내리는 데 차지하는 비중이 적습니다. 하지만 녹내장은 초기에 의심하고 검사를 해보는 것이 시력을 보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에 시신경 유두함몰비가 크다면 결국 녹내장이 아닐지라도 우선 검사를 해보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망막에서 시각정보를 받아들이면 이를 시신경이 뇌로 전달해주는데요. 약 120만개의 신경섬유로 이루어진 시신경이 눈에서 뇌로 빠져나가는 통로가 바로 '시신경 유두'입니다.
눈 내부 사진을 보면 오른쪽 동그랗게 밝은 부분이 시신경(주황색)이며 그 속에서도 더 밝은 부분(흰색)이 시신경 유두함몰입니다. 시신경 유두함몰비는 시신경 전체 직경(지름)에서 시신경 유두의 함몰된 부분이 얼마나 큰지 수치로 표현해주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시신경 유두함몰비는 0.3이하이며 0.4~0.45까지는 정상이라고 봅니다. 그 이상을 넘어가면 녹내장 검사를 해보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그럼 시신경 유두함몰비의 크기가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시신경은 신경섬유들의 다발인데 중간을 비워두고 바깥쪽으로 붙어 있습니다. 시신경이 손상될수록 시신경 유두함몰(흰 부분)이 크게 보이는데요. 녹내장이 계속 진행되는 분들의 눈 내부 사진(안저사진)을 이전과 비교해서 보면 시신경 지름에서 하얗게 밝은 부분이 점점 커지는 상태로 나타납니다.
위 사진에서 밝은 원이 보이시죠? 이곳이 시신경 유두이며 시신경이 뇌로 빠져나가는 곳입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창백하게 밝은 부분이 시신경 유두가 함몰된 곳이고 겉의 테두리까지는 시신경의 신경섬유입니다. 그런데 테두리보다 중간에 하얀 부분 비중이 훨씬 크죠? 보통 밝은 부분이 전체 시신경에서 40~45%정도 차지하는 것을 정상으로 여기는데요. 사진에서는 거의 대부분이 함몰된 부분으로, 실제 녹내장 말기 환자의 안저사진입니다.
환자분들이 시신경 유두함몰비의 의미를 알고 그 수치가 크다는 말을 들으면 걱정하실만하죠? 시신경 유두함몰비가 녹내장 진단에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는 내일 살펴보도록 할게요.
